일상다반사

이백(李白)의 월하독작(月下獨酌) 4수(四首)

여여리리 2011. 5. 24. 13:09

 

 

제1수

 

꽃 사이의 한 병 술을

혼자 마시는데 친구라곤 없네

잔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그림자 이루어 세 사람이 되었네

달은 본디 술 마실 줄을 모르고

그림자는 다만 내 몸을 따라다닐 뿐이네.

잠시나마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봄철에 마음껏 놀아 보세.

내가 노래하니 달이 어정이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는 멋대로이네.

취하지 않을 때는 함께 서로 즐기다가

취한 뒤에는 각기 서로 흩어지네.

영원히 무정의 교유를 맺어

아득한 은하수를 두고 서로 기약하네.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徘徊   我舞影零亂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제2수

 

하늘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주성은 하늘에 없을 것이고,

땅이 만일 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땅에는 응당 주천이 없을 것이네

천지가 이미 술을 사랑했으니

술을 사랑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네.

이미 청주를 성인에 비유함을 들었고,

다시 탁주를 현인에 견줌을 말하네.

현인 성인이 이미 술을 마셨으니

어찌 반드시 신선을 구할 것인가?

석 잔 술에 대도와 통하고

한 말 술에 자연과 합치네.

다만 술 가운데 멋만 얻을 뿐이니

술 모르는 이에게는 전하지 말게나.

 

天若不愛酒   酒星不在天

地若不愛酒    地應無酒泉

天地旣愛酒    愛酒不愧天

已聞淸比聖    復道濁如賢

賢聖旣已飮    何必求神仙

三杯通大道   一斗合自然

但得酒中趣    勿爲醒者傳

 
 

제3수

 

3월의 함양성에

온갖 꽃이 대낮에 비단과 같네.

누가 능히 봄에 홀로 근심하는가?

이런 풍경 대하면 곧장 술을 마시네.

빈궁과 영달, 장수와 단명은

조화에 의하여 일찍이 마련된 것.

한 잔 술에 죽음과 삶이 같아지니

모든 일이 진실로 헤아리기 어렵네.

취한 뒤에는 천지도 잃어버려

멍하니 외로운 베개를 베는구나.

내 몸이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니

이런 즐거움이 최고의 기쁨이로다.

 

 

 

三月咸陽城   千花晝如錦

誰能春獨愁   對此徑須飮

窮通與修短   造化夙所稟

一樽齊死生   萬事固難審

醉後失天地   兀然就孤枕

不知有吾身   此樂最爲甚

 

제4수

 

궁핍한 근심 천만 갈래이니

맛있는 술 3백 잔을 들 것이라.

근심은 많고 술이 비록 적지만

술을 기울이니 근심이 오지 않네.

술을 성인에 비유함을 아는 바이라

술이 거나해지자 마음이 스스로 한가하네.

곡식을 사절하고 수양산에 누웠고,

자주 텅텅 비어 안회는 굶으면서

당대에 술 마시기를 즐기지 않았으니

그 헛된 이름을 무엇에 쓸 것인가?

게와 가재가 곧 금액이요,

술지게미 언덕이 바로 봉래산이네.

바야흐로 반드시 아름다운 술을 마시고

달빛을 타고 높은 누대에서 취할지어다.

 

窮愁千萬端   美酒三百杯

愁多酒雖少   酒傾愁不來

所以知酒聖   酒酊心自開   

辭粟臥首陽   屢空飢顔回

當代不樂飮   虛名安用哉

蟹蠣卽金液   糟丘是蓬萊

且須飮美酒   乘月醉高臺